고령 환자 수술은 외과 의사가 꺼린다. 수술 이후 상태도 좋지 않지만 부작용 등 여러 합병증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83대 '경동맥 협착증' 할머니 환자 J씨 경우도 그랬다. 5년 전, 모 대학병원에서 '경동맥 협착 및 석회화' 진단을 받았다. 그때도 고령이란 이유로 수술은 포기하고 약물 처방에만 의존해왔다. 그런데 이번엔 '뇌경색' 진단을 받았다. 지난달 반신마비 증세로 집 근처 병원에서 받은 진단. J 환자를 전원 받은 온종합병원 뇌혈관센터는 고민에 빠졌다. 입원 초기에 환자의 요청대로 항응고제 등으로 혈관에 달라붙은 혈전을 녹이려 했다. 5년간 약만 먹다 보니 혈관 내 협착은 이미 상당히 심해져 있고, 석회화로 혈관까지 딱딱하게 굳어져 있어 더는 약물치료만으로는 호전되기가 어려운 상태였다. 고신대복음병원 신경외과 교수 출신 최재영 센터장은 "하는 수 없이 '경동맥 내막 절제술'과 '경동맥 스텐트 삽입술'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할 상황이었다"고 했다.
최재형 온종합병원 뇌혈관센터장
'고령'이라고 약만 먹으면 협착에 석회화까지... 수술이나 시술 적기조차 놓쳐
경동맥 협착증은 심장에서 나온 피를 뇌로 보내주는 '경동맥'이 좁아지고 딱딱해지는 질환.
우리나라 성인 5.5%에서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으나, 최근 그 숫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심지어 40대인데도 심각한 경동맥 협착증으로 수술받는 환자도 많아졌다.
가장 큰 원인은 '죽상동맥경화'.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의 성인병, 스트레스, 특히 흡연 등으로 경동맥 혈관 벽에 찌꺼기가 끼여 좁아지고 딱딱하게 변한 것이다.
최 센터장은 "노인이라고 죽상경화증 환자를 장기간 약물치료에만 매달리면 결국엔 혈관 협착과 석회화로 다른 치료까지 어렵게 만든다"고 말했다. 의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만큼, 노인 경동맥 협착증 환자도 혈관 중재술 등으로 적극적으로 치료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경동맥 협착증은 경동맥이 절반 이상 막혀도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문제다. 경동맥 협착증은 초음파만으로도 간단히 진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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